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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칼럼] 2022년 투쟁과 자유

미국 문화 전문가 크리스티안 생-장-플랭 교수의 저서 ‘히피와 반문화’를 보면 1960년대 흑인과 히피에게 투쟁이라는 말의 뜻은 달랐다고 한다.

모두들 ‘자유’를 위해 싸우자고 잘도 선언했지만, 두 집단에게 ‘자유’는 같은 뜻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흑인들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공정과 평등에서 배제된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을 했다. 다시 말해서, 그 권리를 찾음은 차별 없는 세상에서 백인 또는 타인종과 똑같이 경쟁하여 와스프WASP 백인들이 주로 누려왔던, 안온하고 윤택한 증산층의 삶을 가지는 것이다.

반면 대부분의 히피HIPPIE들은 안정된 중산층 가정이라는 귀속적 지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권위주의와 물질주의 기반의 주류에 반기를 드는 정치적 견해와 라이프스타일을 내세우면서 투쟁을 했다. 즉 흑인들은 ‘인종차별이 없는 세상’이라는 자유를, 젊은 백인 엘리트들은 ‘기성의 사회통념, 제도, 가치관에 종속되지 않는 자유’를 이야기한 것이다.

그리고 이후 이들의 ‘자유’가 어떻게 실현되었을까?

흑인들은 미국 사회의 시민으로써 백인들과 마찬가지로 법적으로 동등한 권리를 가진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2년 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같은 내재적 인종차별은 여전히 남아있다. 

히피들은 70년대 들어 대부분 흩어지고 명멸했지만 그들이 기성사회에 진입하여 이룩한 업적은 눈부셨다. 서부 실리콘 밸리를 창궐하고 이끈 괴짜 천재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무엇보다도 예술, 자연, 공동체, 창의적 경제적 수단을 통하여 개성, 자기표현, 다양성, 삶의 질, 사회적 윤리를 실현하는 탈물질주의적 생태계를 구축하였다. 

이로써 유럽 선진국과 달리 물질주의 기반의 자유시장경제가 판치는 미국사회가 다양성과 자기 주체적 문화를 가질 수 있는 견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이 끝난 2022년 한국사회는 어떠한가? 그리고 양 갈래로 확연히 갈라진 두 진영이 말하는 투쟁과 자유는 무엇일까? 

세속적 보수의 삶을 즐기면서 머리만 진보인 사람, 진취적 라이프스타일을 행하면서 보수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난 지 오래다. 바꿔 말하면 보수와 진보 그리고 우와 좌라는 이데올로기는 이제 종언을 고해야 할 좀 오래된 ‘말’인 듯 싶다. 

이런 것은 어떠할까?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 선진국들의 사회와 문화를 우리가 모범으로 삼는 것이 아직도 유효하다면, 불과 백 여 년 전 제국주의와 전체주의로 만연했던 그들의 나라가 어떤 ‘투쟁’을 통하여 무슨 ‘자유’를 얻었길래 지금의 성숙한 시민사회를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는 것 말이다. 

PS.  소아과 의사 벤자민 스포크 박사의 ‘아기와 육아에 대한 상식(The Common Sense Book of Baby and Child Care)’은 1946년에 출판되어 2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고, 서구 선진국에서 3천만 부 정도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이 책은 기존의 교육 원리를 혁파했다. 젊은 어머니들에게 어떤 속박으로도 아이들에게 심리적 충격을 주지 말고, 자율성과 진취적 기질을 북돋워주라고 충고한다. 그 목적은 아이들을 구김살 없는 존재로 키우고 행복하게 자라게 하며 최대한 좌절감을 줄이는 데 있었다.

‘부모들이 일찍이 누려보지 못했던 안정과 물질적인 여유’ 속에서 살았던 새 세대는 이 이론들의 적용으로 인해 ‘독립심과 자기도취감’을 지니게 되었다.

이러한 교육학적 요인들로 뭔가 진취적인 ‘베이붐 세대’의 정신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그들보다 더 진취적이다 못해 아예 반체제 성향을 가진 괴짜들 히피 HIPPIE 역시 이 교육을 받고 자라났다.

Credit 에디터 Jisoo Kim
            리빙문화 칼럼리스트. 가구와 인테리어를 담은 리빙문화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고찰하고 소개한 <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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