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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칼럼] 라이프스타일

친구 A : 요즘 어떻게 사니?

친구 B : 응 미술관과 박물관 등에 종종 구경가고 연극도 보러 다녀

친구 A : 문화생활에 빠졌구먼


그렇다. 흔히들 문화를 예술과 뭔가 엮여있는 고상하고 지적인 작업 또는 행위 정도로 생각한다. 그런데 문화 비평가 테리 이글턴은 문화를 사람들의 가치, 관습, 신념 그리고 여러 실천들까지 포괄하는 총체적 삶의 방식 a whole way of life으로 정의한다. 라이프스타일인 게다. 


그렇다면 위의 친구 B는 과연 문화를 누리고 있는 것일까? 

문명은 사실과 존재이고 문화는 가치와 습관이다. 그리고 문명은 문화의 전제조건이다. 따라서 미술관, 박물관, 연극은 문명이다. 그리고 친구 B가 그 곳에 가는 이유 또는 가치의 무게가 문화다. 

예를 들어, 클래식한 슈트를 입고 프랑스 ‘라 벨 에포크 La belle epoque’ 시대에 나옴직한, 살롱 느낌의 레스토랑에 가서 정통 프렌치 파인 다이닝을 즐기는 것과 평범한 의상을 입은 채 미술관의 툴루즈 로트렉 전시를 감상하며, 그 시절 물랑루즈와 맥심 레스토랑에 모인 당대 최고의 지식인과 예술가 그리고 한량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문화적일까?

만약 프렌치 레스토랑에 간 이가 그 곳이 요즘 가장 핫하고 비싼 집이라서 갔다면, 이는 콘텐츠의 본질 혹은 가치를 즐기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물질적 양식만 좇는 것이다. 즉 물질 문명을 확인한 것이지 음식의 맛과 그것을 둘러싼 다이닝 문화를 체험하거나 감상한 것이 아니다. 

이는 우리 일상의 여러 방면에 적용된다. 가령 집에 꾸며놓은 가구와 인테리어는 문명의 일부이고, 어떤 컨셉과 의미로 그것들을 들여놓았느냐가 문화의 문제다. 

그냥 남들이 좋다고 해서 또는 자랑하기 위해 고가의 것들을 집에 가져다 놓았다는 것은 과시 또는 물질적 욕망이 이유다. 그걸 가치롭다고 보긴 힘들다. 따라서 문화가 빠진 그냥 문명의 흔적일 뿐이다.

공교롭게도 우리가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고 이야기 하는 현재 시점이 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그렇다면 문화를 대하는 태도와 생각 역시 3,4차의 수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세속적 정치의 관심과 경제적 이윤 추구는  8~9단의 레벨에 있으면서 문화 리터러시는 아직도 1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Credit 에디터 Jisoo Kim
            리빙문화 칼럼리스트. 가구와 인테리어를 담은 리빙문화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고찰하고 소개한 <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의 저자

Web Editor PICTOR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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