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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칼럼] 지극히 사적인 네팔

 수잔 샤키야. 

 아마도 우리가 TV에서 접했던 외국인들 중 한국말을 가장 한국인처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몇 안되는 친구다. 

 지극히 사적인 애주가들의 모임에서 그를 만났다. 사실 서로가 아는 지인을 통해 이 자리를 마련한 장본인이다.

 장소는 소위 인도, 네팔 음식거리라 불리우는, 동대문 역 인근 골목의 식당 ‘에베레스트 레스토랑’이었다.

 술을 마시더라도 감성과 인문적 소양을 뿜어내는 술전문가, 문화부 기자 그리고 예술기획자들이 함께 한 자리라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의 고향 네팔의 술과 문화에 주목했다. 예상한대로 네팔의 쿠크리 럼, 세르파 맥주는 정치, 지리, 경제 그리고 풍속의 보따리를 쥐고 있었다.

 그리고 대화 도중에 그가 최근 책을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제목은 ‘지극히 사적인 네팔’.  술자리에서 바로 모바일 구매를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점심 즈음 취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받았다. 거의 로켓배송이다.

 

 목차를 확인한 후 책 전반을 흝어봤다. 

 제목대로 그의 고향 네팔이 골격을 이룬다. 그리고 오장육부는 세계사 그리고 국사의 관점에서의 네팔이다. 또한 근육과 힘줄은 문화와 풍속으로 다져져 있고, 뇌는 다분히 정치와 철학으로 무장되어있다.

 그래서 사실상 책의 걸음걸이는 전혀 사적이지 않으며 뱉는 말 역시 편협하지 않다.

 몇 가지를 소개하자.

 그의 성 샤키야 Shakya는 카트만두에서 나름 유서 있는 가문이다. 
 그래서 수잔 사키야라는 이름은 ‘사키야 가문의 수잔’이라는 말이다. 이건 네로 지방의 로버트, 빈치 마을의 레오나르도와 뭔가 유사하다. 이에 질세라 “저는 밤나무 골의 ‘이이’라 하오”가 저 멀리 들린다(이건 오버다. 호와 성은 엄연히 다른데).

 무엇보다도 족보 윗줄에 싯다르타가 있다. 석가모니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유는 산스크리트어 샤키무니 Shakyamuni를 음역해서 그렇단다. 샤키무니는 ‘샤키야의 현자 Sage of the Shakyas 라는 뜻이다. 

 알고보니 마치 터키 건국의 영웅 케말 아타튀르크와 비슷하다. 원래 이름은 무스타파 케말인데 모두가 존경하는 ‘터키의 아버지’란 뜻인 아타튀르크가 헌사된 것이다. 

그런데 수잔의 집안은 브라만도 아니며 더더욱 권력층도 아니란다(사연은 책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자).

 책은 이 밖에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 구르카 용병과 쿠크리 칼(이게 럼과 연관이 있음), 마오이스트 혁명, 우리랑 다른 축제 등 흥미로운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이런 생각을 해봤다. 만약 우리가 네팔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면 궁극의 이유가 뭘까? 나는 책에서 표현한 ‘샌드위치에 들어간 토마토’ 와 같은 신세의 네팔에서 그 동기를 찾는다.

지정학적 위치상 네팔은 중국과 인도라는 빵 사이에 있다. 그래서 샌드위치 속에 어설프게 자리잡은 토마토처럼, 쥐고 힘을 주면 가장 먼저 튕겨 나가는 존재라는 뜻이다. 

 어찌 우리랑 비슷한 처지기 아닌가 싶었다. 현재 세계 10위의 경제 부국이자 자랑스런 문화 강국의 위치에 있지만 지정학적 불안감은 50년대 전후와 별반 차이가 없다. 게다가 미국 중심의 금융 경제에 예속되었는지라 그들의 속삭이는 듯한 입김에 그리고 재채기에 우리 경제가 떨거나 추락할 수도 있는 실정 아닌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도 낙후된 국가 네팔이지만 왕정이 폐지되고 공화정이 들어선 게 고작 14년 전이니 앞으로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꿈꾸기에 기대찬 나라이기도 하다.

P.S. “मेरो आत्माले हजुरको आत्मालाई सम्मान गर्द छ। “

“내 안에 있는 신(神)이 당신 안에 있는 신(神)을 존중한다.”

‘나마스테’의 의미다. 이 인사를 언제부터 썼는지는 모른다. 우리는 ‘이 세상이 생길 때부터 있었던 말’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태어났을 때부터, 힌두교가 생겼을 때부터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Credit 에디터 Jisoo Kim
            리빙문화 칼럼리스트. 가구와 인테리어를 담은 리빙문화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고찰하고 소개한 <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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