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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칼럼] 성수동 2022

 2014년은 언론에서 성수동을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요란하게 소개하기 시작한 해다. 그들은 좀 더 구체적으로 뉴욕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와 덤보를 예를 들어 소개하고 비교했다. 그래서 뭔가 큰 기대를 안고 찾아갔는데..

 이런.. 빈티지 취향의 힙플레이스로 거듭난 대림창고와 더불어 러스티드 아이언 인 덤보(아래사진. 지금은 사라짐), 카페 자그마치 그리고 베란다 스튜디오 외에는 정말 눈 여겨 볼만한 것이 없었다. 과거처럼 작은 수제공방, 공장건물, 물류창고 그리고 변두리 지역의 전형적인 상권만이 덩그라니 놓여있었다. 이게 침소봉대가 아니라면 뭐지? 허탈감이 몰려왔다. 

 서구 특정 지역의 장소를 얼추 비슷하게 재현하여 ‘한국의 ***’하는 것은 세기말까지 유효했던 트렌드 문법인데 말이다. 붉은벽돌과 그래피티 그리고 빈티지한 가구와 인테리어가 갖춰지면 다 브루클린인가 말이다. 

그랬었는데…………..

 성수동은 이후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었다. 따로 놀고 있었던 지상철도, 공장, 붉은벽돌은 새로 생긴 힙플레이스와 잘 버무려져 있었고 군데 군데 보이는 그래피티 역시 원주민의 생태계와 선을 긋는 느낌보다는 ‘성수러움’을 강조하는 것들이 많았다. 

 공장의 윤전기와 공방의 망치질 소리가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과 절묘하게 같은 박자 beat를 공유하듯 성수동의 원도심과 힙스터들의 아지트 역시 기묘한 화성harmony을 이룬다. 

 이렇듯 한 동네가 핫한 존재감을 뿜어낼 수 있었던 것이 세련된 멋스러움만 좇는다고 되는 것일까? 아니다. 상생과 공존 덕분이 아니었나 싶다.  

PS 1 붉은 벽돌 건물은 성수동의 상징이다. 트렌디한 공간들은 대개 회색빛 노출콘크리트와 잘 어울리는데 붉은 벽돌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성수동은 원래 공장이 많다 보니 유독 붉은 벽돌 건물이 눈에 자주 띄는 것일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어느 날 저절로 이뤄진 게 아니라 성동구의 치밀한 계획과 디자인 아래 이뤄졌다고 한다.

언론에 따르면, 정원오(54) 성동구청장이 2014년부터 지금까지 8년간 공들인 여러 일 중 하나가 ‘붉은 벽돌 건축물 지원 사업’”이라 한다.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되려면 삶터, 일터, 쉼터가 조화롭게 발전해야 해요. 일터는 경제, 삶터는 복지·교육·교통을 종합하는 행정, 쉼터는 그야말로 쉼, 재충전이죠. 예를 들어, 쉼터 기능만 있는 곳을 ‘베드타운’이라고 하죠. 일터가 없으면 일하러 멀리 나가야 하니까 삶의 질이 떨어집니다. 강남은 일터는 많은데 삶터와 쉼터가 없어서 쉬기 위해 또 멀리 나가야 해요. 구청장 취임하고 보니 성동구는 이 세 가지가 공존할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곳이었어요. 그중 가장 약했던 게 ‘일터’라서 기업 유치에 집중했어요. 기업 인허가 원스톱 방식을 도입해 기업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어요. 그 결과 취임 이후에만 2000여 기업이 성동구 내에 추가로 생겨났어요. 쏘카, SM엔터테인먼트, 현대글로비스, 크래프톤, 무신사 등이 성동구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편입니다.”

그는 다시 말을 잇는다. “모든 것은 균형이 중요합니다. 균형이 안 맞으면 지속가능하기 어렵죠. 도시도 마찬가지인데, 도시가 성장하려면 포용이 필요하고 그 핵심은 균등한 기회입니다”

PS 2 “서울에서 골목길 자본론을 실현한 지역은 홍대입니다. 성수동, 이태원도 도시산업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교수는 이 말을 2018년에 했다. 

그리고 2022년도에는 ”Seongsu is everything the digital world does not have! 성수는 디지털 세상엔 없는 모든 것이다”라고 못 박듯 선언한다.

Credit 에디터 Jisoo Kim
            리빙문화 칼럼리스트. 가구와 인테리어를 담은 리빙문화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고찰하고 소개한 <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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