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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녕의 고양이 그림 이야기 24화_즐거운 바비큐 파티

사랑하는 이들과 야외로 나가 바비큐를 먹는 즐거움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같은 고기나 야채라도 숯불에 구워 먹으면 불향 때문에 그 맛은 배가 되고 같은 음식이라도 야외에서 먹으면 왠지 더 맛있는 마법.

그래서 나의 꿈은 마당 있는 집에서 사는 것이다.

아직은 그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런데 맛있고 즐거운 바비큐 시간에 단점이 있다.

보통 바비큐를 야외에서 먹다 보면, 한 명의 희생자(?)가 필요하다.

우리 집은 그 대상이 ‘엄마’이다.

아빠는 고기를 굽는다고 구워도 야무지게 잘 굽지 못하시기에 결국은 꼭 엄마가 나선다.

엄마가 열심히 육즙이 빠지기 전에 노릇노릇 잘 구워서 우리 식구들을 먹이시고는, 어느 정도 먹어 배부를 즈음에 엄마는 드시기 시작한다.

내가 옆에서 뒤집는다고 뒤집긴 하지만 역부족이다.

그럴 때마다 엄마가 늘 말씀하셨다.

“원래 고기 먹을 때는 한 명이 희생해야 하는 거야.”라고..

희생 이야기를 하니, 우리 동네 고양이 중 대장이었던 ‘보스’ 녀석이 생각난다.

우리 동네 고양이 중 다른 수컷들 녀석들은 암컷한테는 잘 양보해도, 같은 수컷이나 혹은 자식으로 추정되는 다 큰 애들한테 먹을 것을 잘 양보하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보스는 다른 암컷에게도, 훌쩍 다 큰 자식에게도, 제 녀석도 입맛을 다시느라 혀를 날름하면서도 눈을 꾸욱 감고 양보하는 녀석이었다. 분명 보스도 먹고 싶었지만 꾹 참는 눈치였다.

그런 보스를 보니 식구들에게 늘 막 굽거나 조리해 따뜻하고 최상의 상태인 음식을 먹이느라 당신은 그 음식이 식거나 맛있는 상태를 놓친 때에 드시는 우리 엄마 생각이 난다.

그래서 평소 제 식구나 친구들에게 잘 양보하고 묵묵한 천생 남자인 보스의 성격을 살려, 식구들을 위해 열심히 소시지와 꼬치를 굽는 모습으로 등장시켜 본다.

야외에 나가면 그날만큼은 아빠들이 팔 걷어붙이고 고기를 구우며 엄마와 아이들은 앉아서 먹기만 하라고 하곤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해 구워진 음식을 야무지게 챙기는 엄마가 있다.

평소에 우리 엄마만 보면 간식 더 달라고 조르듯 보채며 엄마를 보는 동네 고양이들이 있는데, 명랑이와 동동이 역시 그랬다.

그런 녀석들의 특징을 살려 왜 소시지랑 꼬치 빨리 안 구워주냐고 보채는 모습으로 등장시켜 본다.

바비큐의 화룡점정은 시원한 생맥주.

언젠가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이들과 고양이 친구들이 한 데 모여 맛있는 고기랑 실컷 먹고 먹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본다.

동네 고양이 보스
아부지 지인 동네 고양이
동네 고양이 '명랑이'
동네 고양이 '동동이'

#고양이그림 #고양이작가 #고양이 #고양이일러스트 #길고양이 

고양이작가 아녕

고양이작가 아녕

동네 고양이를 그리는 작가 아녕입니다.

Credit 아녕 
Web Editor PICTOR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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