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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고양의 재료탐구생활] 수채과슈의 팁

 요즘 수채과슈가 조금씩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일파스텔이나 수채화처럼 유행까지 갈지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전보다는 관심이 많아진 듯 합니다.

 수채 과슈라고 하면 생소하지만 포스터칼라라고 하면 익숙하실 겁니다. 포스터칼라가 사실 저가형 과슈거든요. 단지 학교에서 포스터칼라로 그리는 것들은 그림이 아닌 경우가 많고 디자인 입시한 분들이 배우셨던 것과는 약간 다른 감각으로 그려야 하기 때문에 약간 적응이 필요한 듯 합니다.

 저도 물론 처음엔 적응을 잘 못했어요.

 수채화가 너무 익숙한 사람이 그린 과슈 그림입니다. 거의 수채화에 가깝죠. 수채과슈는 사실 수채화인데 불투명하고 마르면 무광인 것이라 수채화처럼 그려도 상관 없습니다. 한동안 과슈를 저런식으로 그렸어요. 분명 불투명 수채화인데 투명 수채화 같은 느낌!

 하지만 다른 수채과슈 그림처럼 매트하고 플랫하게 그리려고 하니까 좀 어렵더군요. 물을 너무 적게 쓰면 뻑뻑해서 잘 안 발리고 물을 많이 쓰면 위 그림처럼 되구요.

 수채과슈를 쓰는 작가님들에게 매트하고 플랫하게 그리는 방법을 물어보고 저도 연구해서 방법을 찾았습니다. 이것 이외에도 수채 과슈 사용을 위한 몇 가지 팁을 정리해 알려드리겠습니다.

1. 과슈는 바로 바로 짜 쓰세요.

굳혀서 쓸 수 있지만 과슈는 굳혀 쓰면 갈라지고 팔레트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조각들이 팔레트에서 돌아다닙니다. 귀찮지만 그때그때 짜서 쓰는 방법 뿐이에요.

2. 편하게 쓰려면 락앤락과 얼음틀을

하지만 필요할 때마다 짜서 쓰는 건 굉장히 귀찮은 일이죠. 그래서 과슈로 주로 작업하는 작가님들은 그때그때 안 짜서 써도 되는 편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준비물은 락앤락 같은 밀폐되는 용기와 그 안에 들어가는 크기의 얼음틀입니다. 꼭 얼음틀이 아니라도 물감을 짜넣을 수 있게 칸이 진 용기라면 괜찮습니다. 밀폐용기에 키친타올이나 천을 깔고 물을 적셔 둡니다. 그 위에 얼음틀을 넣고 얼음틀 안에 과슈를 짜두면 상당기간 물감이 안 마릅니다. 이렇게 사용하면 물감을 그때그때 짜서 쓰지 않아 굉장히 편해집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무조건 안 굳는 건 아니고 며칠 유지하는 정도라 매일 작업하지 않는 저나 다른 분들은 쓸 수 없는 방법이죠. 참 이 방법은 아크릴 물감에도 사용할 수 있어요.

3. 물 많이 물감 많이.

과슈를 진하게 쓰려고 물을 적게 쓰면 뻑뻑해 잘 안 발리고 그렇다고 물을 많이 쓰면 수채화처럼 됐었죠. 플랫하고 매트한 과슈 느낌을 내면서 잘 바르기 위해서는 물 많이 물감 많이가 필요했습니다.
잘 발릴 만큼 물 양을 확보하고 물감은 최대한 녹여내야 합니다. 그래야지 잘 발리면서도 깔끔하고 불투명하게 칠할 수 있거든요. 제가 수채화 같은 그림을 그렸던 이유가 충분히 진하게 물감을 안 녹여서 그랬나 봅니다.

4. 수채과슈도 수채물감이라 종이를 가립니다.

 수채화는 종이를 상당히 많이 가립니다. 좋은 종이를 쓰면 둘리 물감이라도 좋은 발색을 만들어 주거든요. 수채과슈는 물을 적게 쓰다보니 약간 두꺼운 노트에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종이를 안 가리지만 그래도 은근 종이를 가리더군요.

 일단 중목과 황목의 순면 수채화지는 오히려 잘 안 맞더군요. 높은 흡수성과 결 때문인지 깔끔하게 칠하기가 어려워 그런듯 해요.

 일단 과슈는 세목이 잘 맞으며 순면 수채화지보다는 오히려 펄프계 미술용지가 더 잘 맞는 느낌입니다. 믹스미디어라 적혀 있는 종이가 과슈에 잘 맞는 편이더군요. 순면 종이라면 수채화지보다는 판화지가 괜찮습니다. 펄프로 된 세목 수채화지는 많진 않지만 거기에도 잘 맞지 싶습니다. 일단 제가 아는 펄프계 세목 수채화지 두 개 중 하나에서 괜찮더라구요.

 그렇다고 수채물감처럼 극적으로 차이가 나지는 않고 ‘좀 칠이 안되네..’ 정도 수준입니다. 약간 두꺼운 노트에서도 잘 발리는게 과슈거든요.

 아래의 그림은 스틸만앤번 노바 그레이로 150gsm의 노트지만 보시다시피 과슈 그림이 잘 나옵니다. 과슈로 그려보면서 본인에게 잘 맞는 종이를 찾아보세요. 저는 중목 황목 수채화지가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했지만 의외로 본인에겐 잘 맞을 수 있거든요.

5. 두꺼운 색지에 그려보세요.

 저는 회색 종이에도 그렸지만 과슈라면 색지에 그려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채물감과 달리 불투명해서 색지 위에서도 충분한 발색을 나타내고 색지의 색을 남기고 그린다면 간편하게 분위기 있는 감성 표현도 가능해요. 수채 물감으로는 안되는 과슈만의 특징입니다.

6. 색을 만들 땐 조금이라도 흰색을 섞으세요.

 비싼 과슈는 단독으로 사용해도 충분한 불투명함이 있지만 저렴한 과슈는 커버력이 약해 뒷색이 잘 비칩니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 약간이라도 흰색을 섞는 것을 권장합니다. 보통 과슈의 흰색으로 쓰이는 티타늄화이트는 불투명해 커버력을 보강해 주거든요. 색이 밝아지지 않을 정도로 약간만 추가해도 커버력이 꽤 좋아집니다.

7. 붓은 구성붓을 추천

 과슈 붓은 화방에 가셔서 합성모로 된 구성붓을 구입하세요. 천연모가 들어가지 않은 합성모 붓은 물을 많이 먹금지 않아 물을 적게 쓰는 과슈 쓰기에 좋고 물감을 바르기에 충분히 부드럽거든요. 붓모가 아주 부드럽고 가는 아크릴 붓도 괜찮죠. 붓모를 잘 구분하시는 분이라면 합성모로 된 붓을 고르실 수 있으실 거에요.

8. 과슈도 굳혀 쓸 수 있습니다.

 참 중요한 건데 나중에야 생각났네요. 위에선 과슈를 그때그때 짜서 쓰라고 했지만 수채과슈도 사실상 수채물감이기 때문에 굳혀 쓰는 것이 가능합니다. 굳혀서 안 쓰는 이유는 두 가지죠. 조각 나서 작은 조각이 파레트 안을 돌아다닌 다는 것과 녹여 쓰다보니 커버력이 안 좋다는 것.

 다르게 생각하면 저 두 가지만 해결되면 굳혀 써도 괜찮다는 이야기입니다. 조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물감이 팔레트 한 쪽에만 있고 들고 다니지 않는다면 작은 조각이 돌아다닐 일이 없습니다. 보관할 때는 물감 있는 쪽을 아래로 두면 되구요.

 커버력은 충분히 녹이면 가능합니다. 미리 물을 뿌려 녹인 다음에 붓에 물감 색이 선명하게 보일 때까지 녹여내면 커버력이 충분히 있어요. 그래도 흰색까지 그렇게 사용하면 불편하고 충분한 커버력이 잘 안나와서 흰색만은 따로 튜브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위의 저 그림을 그릴 때엔 굳은 흰색을 액상이 될 때까지 녹여 쓴 거라 안된다는 건 아니고 불편하다는 거죠.

좀 덜 불투명하고 이렇게 조각이 돌아다녀도 괜찮다면 말려 쓸 수 있죠.

 수채과슈에 관심 많으신 분들이 늘어나면서 약간의 팁을 정리했습니다. 투명 수채화 이전의 수채화는 전부 수채과슈였고 지금은 컴퓨터로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지만 전통적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는 물감이 과슈였죠.

 과슈 가격이 부담스럽다 생각된다면 처음에 말한 것처럼 포스터칼라로 그려보세요. 포스터칼라도 과슈의 일종이거든요. 수채화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과슈 그림에 한번 빠져보는 건 어떠실까요? 재미 있어요. 밑에 링크를 건 포스터칼라와 과슈의 역사도 한 번 읽어보시면 재미있어요.

Credit 사탕고양 https://blog.naver.com/soulcreator
            그림을 그리고 재료를 연구합니다. 

Web Editor PICTOR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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