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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칼럼] 담금질

“확 담가버릴까요? 형님”
 
 
 담금질은 세 가지다.
 
1.가열한 철의 조직상태를 바꿔 경도를 강화 시킬 목적으로 물 또는 기름에 담그는 행위
 
2.담금주를 만들 목적으로 약재, 과일 같은 재료를 소주, 보드카 등의 고도수 주정에 담그는 행위
 
3.조폭이 상대를 응징하고자 칼 등의 흉기로 상해를 입히는 행위
 
 
그런데 각각 오해가 있다.
 
1. 대장간에서 망치질을 하여 경도를 높이는 행위는 담금질이 아니고 ‘단조’라고 불러야 한다.
 
2. 서구의 오크통 숙성 원리는 담금주와 다르다. 오크통은 내외부의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아주 미세한 구멍이 있지만 담금주 유리병은 원천 봉쇄되어 있다.
 
3. 칼을 신체에 넣어버린다(담근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 “확 젓갈 담가버릴까 보다” 란 고전적 협박어(?)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PS 1) 물론 오크통 역시도 나무가 가진 여러 성분들을 침출하고, 산 ACID이 알코올을 만났을 때 합성시키는, 에스테르 ester같은 각종 유기물도 만들어내기에 ‘우려내기’가 기본적으로 중요한 특징이다.
 
 하지만 담금주처럼 외부와 차단된 단순 침출infusing이 아닌, 외부 공기 유입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는 숙성 maturation에 기초한다.
 
PS 2) 신기한 것을 샀다. 담금주 키트. 스타트업 기업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마개에서 무척 옛스러운 금색 광채를 뿜뿜 대던 어르신들의 것과 달랐다.
 
 고도수 술을 붓고 기다리면 된다. 러시아 허스키 보드카와 우크라이나산 프리미엄 보드카를 (사이 좋게)부었다. 2~3 주 뒤에 꺼낼 예정이다.
 
 4~5년전 담금주 만들기에 한창 정신이 팔렸던 때가 있었다. 꽤 값비싼 버섯들을 주로 보드카에 우려냈다. 뚜따하니 방 안이 한약방이 되었다.
 
 그리고 한번은 친구 녀석이 가져온 노봉주도 마셔봤다. 말벌과 말벌 로얄제리, 밀납 등을 통째로 우려낸 것이라 했다. 엄청 비싼 거라 들먹거리면서.
 
 정말 맛있었다. 그런데 지금 마시라면 절대 안 마실 것이다. 몬도가네 같은 짓이다.
* 편집자주: 글쓴이 김지수 교수님은 술을 담그는 취미를 갖고 있다

Credit 에디터 Jisoo Kim
            리빙문화 칼럼리스트. 가구와 인테리어를 담은 리빙문화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고찰하고 소개한 <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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