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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램의 감성촌일상 이야기 2화. 달밤의 고양이 타임

헛둘헛둘, 달밤의 스트레칭 시간.

쫑알쫑알 지저귀던 새들의 소리가 잠이 들고 짝을 찾는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창문 너머로 들리는 여름밤이다. 저녁을 먹고 나면 꼬박꼬박 집 앞 골목에 나와 가볍게 운동을 한다. 걷기는 1시간 정도, 스트레칭은 10분가량으로 길지 않다. 스트레칭을 할 때면 꼭 머릿속에는 국민체조 멜로디가 떠오른다. 앞으로 숙이고 옆으로 젖히며 환영 같은 음악소리에 맞춰 몸을 이완시킨다. 한창 몸에 열이 오르기 시작할 때쯤이면 다리를 쓰다듬는 푹신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부드럽게 비비는 털의 감촉, 이어지는 “야옹~”하는 목소리. 마당 고양이 ‘둥둥이’의 등장이다.

둥둥이는 깊은 밤의 단골손님이다. 낮에는 잠을 자느라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시큰둥하다. 하지만 밤이 되면 뭐가 그리 신나는지 어디선가 뛰어와 애교를 피운다. 아직 한살도 되지 않은 작고 작은 머리와 몸으로 있는 힘껏 털을 부비며 애정을 전달한다. 이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간단하다. 마음껏 몸을 부빌 수 있도록 가만히 다리를 내어주는 것 그리고 갸릉갸릉 소리를 내는 주인공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것 두 가지가 전부이다.

고양이는 알고 있을까. 털을 부비며 상대방의 얼굴을 올려다보는 행동만으로 얼마나 큰 위안을 주는지 말이다. 눈빛으로 마음을 쓰다듬는 방법을 고양이는 분명 알고 있는듯하다. 나도 모르게 위안을 받고서야 문득 힘들었던 마음을 깨닫게 된다. ‘오늘 많이 무거웠었구나.’ 하고. 이 따뜻한 현상에 공감하는 수많은 집사님들이 있지 않을까 짐작하게 된다. 함께하는 것만으로 고단했던 하루를 토닥토닥 위안 받는 시간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이어질 것이라 느껴진다. 오늘 밤도 아마 내일 밤에도 둥둥이의 위안에 작지만 따뜻한 말을 건넨다. “고마워” 하고 말이다.

Credit 일러스트레이터 날램 https://www.instagram.com/nalraem/
          조용한 시골에서 아름다운 꽃밭을 가꾸며 그림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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