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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패턴도 일러스트도 둘 다 잘하고 싶어요 – 패턴일러스트레이터 이요안나

그루가 만난 한국의 예술가들

Grooterview, 열한 번째 아티스트 :
패턴 일러스트레이터,  이요안나

Grooterview와 열한 번째로 함께해 주신 분은 이요안나 작가님입니다.

이요안나 작가님은_

 중앙대학교 공간연출학과 졸업 후 2015년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시작. 공간디자인 및 영상작업, 원단패턴, 제품패키지, 전시, 도서출간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만능 일러스트레이터.그림 그리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사람, 이요안나 작가님과 대화를 나눠봅니다.

Q. 안녕하세요. 그루에요.
작가 ‘이요안나’ 하면 대표적으로 ‘패턴일러스트레이터’란 타이틀이 떠오릅니다. 패턴일러스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패턴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요안나입니다. 

 첫 시작은 회사에 다니던 중 온라인 공모전에 당선되어 타블렛 하나를 받게 되면서부터에요. 그 타블렛을 사용해서 엄마가 좋아하는 꽃이 가득한 그림을 그렸는데 재미있더라고요. 그렇게 꽃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그림을 5장 정도 그렸습니다. 그런데 그 그림을 보고 세나텍스라는 원단회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이후 세나텍스에서 패턴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려주셔서 처음으로 패턴을 만들어보았습니다. 

 패턴을 만들수록 확장되는 작업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종이가 아닌 원단에 제 그림이 입혀진다는 것도 신났고요. 저의 원단으로 머리끈과 가방과 쿠션이 만들어진 사진을 보았는데 ’내 길은 이거다!‘ 싶었어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작업을 익혔고, 지금은 즐겁게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설프지만 계속 패턴을 만들 수 있도록 세나텍스에서 책도 보내주시고, 피드백도 주신 덕에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는 마음으로 작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패턴디자이너’가 아니라 ‘패턴일러스트레이터’라 지칭하는 이유가 있나요?

 A.  사실 한국에선 ’패턴디자이너‘라는 단어가 ’텍스타일 디자인‘과 ’의류의 본을 디자인하는 패턴제도사‘ 이렇게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아요. 완전히 다른 일을 하는 패션업계 쪽의 두 직업이 혼용되어서 사용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전 패션을 전공하지 않았고, 앞으로의 작업을 패션에만 한정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성향상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재미있더라구요. 그렇다면 나는 무엇으로 불리길 원하는가? 고민하다가 패턴에 강점을 둔 일러스트레이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패턴일러스트레이터’라고 스스로 정의했습니다. 

 굴에서 살지만, 수영도 잘하는 오리너구리 같은 존재로 생각해주세요. : ) 

 일러스트도 패턴도 다 잘하고 싶습니다.

Q. 작가님 패턴에는 꽃, 동물 등 자연소재가 많습니다. 모티브 주제는 어떻게 선정하고 수집하나요?

 A.  수집은 저에게 습관 같은 거예요. 아름다운 것을 곁에 두고자 하는 마음이 어렸을 적부터 아주 강했습니다. 손글씨로 쓰인 편지를 모으는 일, 아름다운 책을 모으는 일, 작고 단순하고 한결같은 장난감을 모으는 일 등이요. 

 우선 보았을 때 아름답다! 라고 여겨지는 것을 모으다 보면 결국 저의 취향이 드러나더군요. 다른 공간, 다른 시간에 데려온 물건들을 늘어놓고 보면 결국 자연과 관련된 소재들이 많았어요. 나무로 만들어진 동물 모양 장난감이라거나, 여행지에서 가져온 작은 돌멩이라거나, 산에서 주워 온 솔방울이라거나, 책 사이에 끼워 잘 말려둔 나뭇잎 등이요. 그렇게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곁에 두는 방법을 찾아갔던 거죠. 그림 그리는 일도 수집의 일환이었어요.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죠. 

 모티브 주제는 그때그때 아름답다! 고 느끼는 것들을 머릿속에 혹은 작업노트 등에 나열해두었다가, 내 것으로 변환하고 싶다고 느낄 때 그립니다.

Q. 색상 조합에도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작업 시 직관적인 컬러이미지를 떠올리나요?

 A.  전 색에 있어선 제 머리를 믿지 않는 편이예요. 모티브를 작업 할 때 어느정도 그려지는 이미지는 있지만, 그 이미지를 정확하게 구현하려고 애쓰지는 않아요. 특히 색 조합은 결과물이 어디에 도착할지 모르는 상태로 출발합니다. 레이어를 블랜딩하고, 모티브 간 색 조합을 변경하고, 반전하고 색을 엎어보고 또 다시 반전하고… 이렇게 저렇게 100장 정도의 색을 뽑아본 뒤 마음에 드는 컬러 10개를 추립니다. 가끔은 10개 넘게 추리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색이 안 나오면 2개만 추리기도 해요. 상상하여 조합하는 것보다 우연히 나온 색에서 추려내는 과정을 더 즐기는 것 같아요. 

 물론 정확한 컬러가 제시되어야 하는 클라이언트 작업은 예외입니다. 클라이언트 작업을 할 때는 그동안 경험했던 색 조합을 재현하는 편이고요. 색에 대한 감을 길러가기 위해 매번 100개에서 10개 뽑기 연습은 반복하고 있어요.

Q. 패턴작업에 대한 보수 책정이 복잡해 보입니다. 작가님은 어떻게 하나요?

 A. 기본적으로 사용권을 기준으로 보수를 책정하고 있습니다. 2년 기준, 3년 기준, 독점 이렇게 나누고 있어요. 패턴 하나당 가격이 있고, 모티브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요구되는 디테일이 높을수록, 패턴의 컬러웨이가 추가될수록 금액을 올립니다. 이미 원단으로 나온 패턴이나 다른 제품에 들어간 패턴임에도 사용권 계약을 희망하는 분들도 있어요. 이 경우엔 같은 업종에 동일 패턴을 제공하지 않음을 기준으로 계약을 합니다. 클라이언트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후 보수, 작업량, 기한을 정해놓고 작업에 착수합니다.

 하지만 워낙에 패턴이 활용되는 범위가 다양하다 보니, 업계나 회사마다 제시하는 보수가 다 달라요. 고민되거나 헷갈릴 때는 스스로 책정한 하루 임금을 기준으로 보수를 조율합니다.

Q. 모티브의 차용과 표절이 많은 패턴시장에서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A.  많은 이들이 작업하는 모티브 자체는 피하고 있어요. 호피나 지브라 등등의 패턴은 제가 아니라도 더 빠르게 잘 그리는 패션그래픽, 텍스타일 디자이너들이 있으니까요. 

 전 작가성을 가지고 패턴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려고 합니다. 빠르게 작업 가능한 패턴은 저의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밀도와 완성도가 높은 패턴을 만드는 것으로 포지션을 잡았습니다. 모티브 차용과 표절로부터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질감이 느껴지는 손 그림을 고집합니다. 손 그림은 따라 그리거나 스캔하여 변형해도 결국 티가 나니까요. 누가 베끼면 얼른 쫓아가 대응할 생각인데, 아직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패터니스튜디오와 같은 층에 저작권 전문 변호사 사무실이 있어서 언제든 찾아가 볼 의향이 있는데 말이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저작권 관련 강의나 자료를 찾아보며 꾸준히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Q. ‘2020년 일러스트레이터의 목소리: 나와 모두를 위한 일러스트레이션’ 주최자로 공론회를 열었습니다. 프리랜서가 많은 업계 특성상 개별적으로 직면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함께 모여 질문하고 고민해 보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주최자로서 소감과 6개월이 지난 현재 업계후일담이 있으면 들려주세요. 혹시 관련하여 추가 활동 계획이있나요?

 A.  당시 어린이 학습지 시리즈를 작업하던 중이어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무의식적으로 아이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성역할‘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혼자 고민하기 답답하여 서울시와 청년허브의 도움을 받아 공론회를 열었습니다. 다른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사례를 조사하는 과정과 공론회 현장에서 같은 고민을 하는 작가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고, 환경과 동물권, 노동권에 관해 이야기 하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테이블과 모니터 밖으로 시야가 확장되는 느낌이었어요. 생각해보니 우리 일러스트레이터들은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눈 경험이 많지 않더라고요. ’공정한 노동환경에서 그림 그릴 수 있을까?’ 하는 주제로 같은 일을 하는 작가님들과 더 이야기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준비를 잘하여 다시 공론회를 열어보고 싶어요. 여러 일러스트레이터의 사례와 모범적인 대응을 모은 ‘새내기 일러스트레이터들을 위한 위기 대응 매뉴얼‘이나, 공정한 그림노동을 위한 ’일러스트레이터 자치규약‘ 같은 소책자도 만들고 싶어요. 마음은 항상 굴뚝같은데 글쓰기보다는 그림에 자꾸만 손이 먼저 가니 마음만 바쁘네요.

Q. 매년 책을 출간하고 패턴 상품을 제작하고 블로그를 주기적으로 운영하는 등 연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작업도 연, 월, 주 단위 패턴화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자신만의 작업 철학이 있나요?

 A.  매년 책을 내는 것은 저의 계획이기도 하지만, 꾸준히 함께하고 있는 출판사의 계획이기도 해요. 매월 원단이 나오는 것은 저의 계획이기도 하지만, 꾸준히 함께 하는 원단회사의 계획이기도 합니다. 매월 개인작업을 2개 이상씩 하는 것은 저의 계획이기도 하지만, 올해부터 함께하고 있는 스터디그룹의 계획이기도 해요. 좋아서 하는 일이라도, 혼자 쌓아나가는 것은 지치는 일이에요. 같이 갈 수 있는 파트너, 신뢰하고 피드백을 맡길 수 있는 파트너를 만들어 가는 것이 프리랜서에겐 중요한 원동력이 됩니다. 블로그나 인스타를 운영하는 것은 디자이너이자 영업사원인 프리랜서의 당연한 일이고요. (요즘 좀 소홀했으므로 빨리 업데이트해야겠네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는 결국 자영업자니까요. 작업하지 않는 날에는 홍보를 위한 글을 정리하거나 다음 계획을 짜는 시간을 가집니다. 월별로 정리해서 한 달에 무얼 하였는지 복기하는 것, 클라이언트와의 작업에서 무엇이 문제였고 내 문제는 무엇이었는지를 되돌아보는 시간도 가집니다. 그런 시간이 작업하는 시간과 비슷하게 즐거운 것 같아요. 오늘의 작업을 하나의 리핏으로 생각하는 것. 리핏 하나씩을 붙여 커다란 패턴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매일의 작업을 이어갑니다.

Q. 그동안 공간 및 영상 일러스트, 제품 패키지, 원단 패턴, 전시, 도서 출간 등 많은 작업을 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새롭게 관심 갖는 분야가 있나요?

 A.  모든 작업이 기억에 남고 소중하지만 스스로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 배송까지 진행했던 ’연간요안나‘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19년도에 1호, 20년도에 2호를 생산했으니 올해에는 3호를 만들어야 합니다. 포장지 세트로 기획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제품으로도 뻗어 나가려고 공장과 미팅하고 디자인하고 샘플을 만들며 준비 중입니다. 요즘 이와 관련하여 머릿속이 인테리어 패브릭 제품에 마음이 기울어있어요. 

 연간 요안나 3호!!!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

Q. 최근 패터니스튜디오를 오픈하여 일러스트레이터를 위한 최적의 작업실을 마련하였습니다. 패터니스튜디오를 소개해 주세요. 또 어떤 공간으로 나아가길 바라나요?

 A. ’그림 그리는 이들의 볕 드는 굴’ 패터니스튜디오는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그림 작업실입니다. 제가 직접 공간을 꾸미고 운영하고 있어요. 일러스트레이터와 패턴디자이너들을 위한 공간으로 계획했기에 테이블 작업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잘 맞는 공간입니다. 볕 잘 들고 식물이 잘 자라는 공간이니 이곳에 머무는 분들도 무럭무럭 자라날 거라는 기적의 논리로 애정을 가지고 가꾸고 있습니다. 21년 6월 오픈해서 한 달에 한 분씩 좋은 분들을 만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다행히 목표보다 빠르게 테이블을 채워가는 중입니다. 패터니스튜디오가 단순한 작업실에서 나아가 패터니메이트들이 함께 일을 도모하고 시너지를 내는 작업실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Q. 향후 계획이나 소망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향후 계획은 손목과 손가락 관절 관리를 잘하면서 패터니와 제 작업을 잘 운영해가는 것입니다. 현재 하는 일들의 내실을 다져야 하는 시점이라고 느껴요. 밀렸던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하고, 홈페이지도 새로이 만들려고 합니다.

 개인적인 소망은 할머니가 되어서도 꾸준히 작업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고요, 조금 멀리서 본 소망은 한국 시장이 일러스트를 소비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이와 사용하는 이 모두에게 기쁨이 되는 시장이 되는 것입니다. 

 꿋꿋이 작업을 이어가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소모되지 않고 사라지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작가 이요안나를 나타내는 세 가지를 해시태그 세 단어로 표현해주세요.

 A. #패턴일러스트레이터   #맥시멀리스트   #오리너구리

Writer 작가 이요안나
Interviwer Grace
Web Editor PICTOR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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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녕작가님 감사해요!!! 세상에 그루그루 인터뷰에 제 이야기가 실리니 쑥쓰럽네요. 🙌💓💓💓 아녕작가님의 고양이와 함께하는 따스한 일상 이야기도 잘 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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