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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묵묵하게 쌓아올린 시간이 만든 작가의 가치, 팝 아티스트 양재영

그루가 만난 한국의 예술가들

Grooterview, 열두 번째 아티스트 :
아티스트 양재영

작가는 늘 현재를 고민해야 하고 방향을 재설정하며,
지속적으로 작품에 동력을 실어줘야 합니다. 

Grooterview와 열두 번째로 함께해 주신 분은 양재영 작가님입니다.

양재영 작가님은_

80~90년대 추억의 캐릭터를 재해석해 종이나 나무 등을 활용하여 팝아트, 키덜트 같은 현대미술로 재탄생시키고 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양재영 작가님. 그루그루 독자들에게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려요.

A. 키덜트적 코드를 작품의 모티브로 하여 모두의 기억 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는 동화 속 인물들과,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조각가 양재영입니다

Q. 현재 두개의 전시를 진행 중이시죠? 매우 바쁘실 것 같은데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올해 큰 프로젝트 두 개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담양(해동문화예술촌)에서는 ‘메타버스’를 주제로 지구와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고, 어린이들이 이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고, 광주(지금갤러리)에서는 ‘COLORS’라는 주제로 오랜만에 개인전을 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주제로 작품을 제작·선별하고, 전시를 찾는 관람객에게 선보이기까지의 작업은 늘 반복되지만 익숙해지긴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전시 중반쯤 되니 이제 좀 긴장이 풀린 것 같습니다.

Q. 조소를 전공하신 걸로 압니다. 조소로 시작해서 페이퍼 토이, 아트토이 작가가 되기까지 동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A. 대학에서 인체 작업을 주로 배웠었고,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여 교육학 및 교직이수를 위한 다양한 수업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인체 조각에서 나아가, 선호하던 캐릭터로 종이 작업을 시작한 것이 작업의 시작이었고, 그 결과물들로 2009년에 두 번째 개인전을 열고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기간제 교사 시절에 수업에 활용하기 위해 기존의 작품을 축소, 도면화하여 제작했던 페이퍼 토이 역시 작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종이를 이용한 작업과 동시에, 나무와 스틸로 소재를 확장하여 평면과 입체를 오가는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양재영 작가의 개인전 ‘찬란한 순간’이 광주 [갤러리 지금]에서 진행 중입니다.

Q.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작가님 어린시절 추억과도 관계가 있겠죠?

A. 제 작업의 대부분은 유년기에 경험했던 색과 형태가 주던 직관적인 감각에서 출발합니다. 희미하지만 선명한 감각으로 남아 있는 그 시절의 영화나 만화 속 캐릭터와 이미지들을 현대적 시선으로 표현하는 것이 여전히 흥미롭습니다. 모든 색, 어릴 적 경험했던 흑백 TV가 주던 색에 대한 호기심 역시 때때로 작업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Q. 단순화, 평면화된 형태에 다채로운 색감을 더해 팝아트적인 작품을 만들고 계십니다. 지금의 스타일은 어떻게 형성됬나요?

A. 제가 조각을 전공했기 때문에 작업의 초창기에는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싶은 색에 접근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원하는 색을 표현하기 위해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고, 구현된 형태와 색의 적절한 균형을 위해 반복과 수정을 계속했습니다. 그 과정과 훈련을 통해 형태는 읽기 쉬워지고 색은 더 섬세해지는 과정을 지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색과 형태를 찾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ㄴㅁㅁㄴㅇㅁㄴㅇ

Q. 지금까지 많은 작업과 전시를 해오셨습니다.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나 기억에 남는 전시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작업 초창기에 고양아람미술관에서 있었던 국제만화예술축제 ‘테츠카오사무 특별전’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존 작업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전환점이 된 전시라 기억에 남습니다. 이 전시를 계기로 소재나 재료에 확장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 전시되었던 작품 <아톰>은 현재 일본 테츠카오사무 뮤지엄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제 작품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키덜트 코드를 본격적으로 선보였던 대구미술관에서의 애니마믹 비엔날레(2016) 역시 기억에 남는 전시입니다.

Q.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우리동네 미술’ 도산동 ‘동화마을’ 어린왕자 섹션 작업을 하셨어요. 작업과정과 어려웠던 점, 동네 주민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A. 꾸준하게 작업해온 어린 왕자 시리즈를 새로운 작업 환경과 방식으로 진행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물론,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소재인 목재를 야외 환경에 맞춰 스틸로 바꾸는 작업이 상당히 까다로웠습니다. 목재 자체가 주는 편안함이나 안정감이 훼손될까 하는 우려도 컸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완성도 높은 설치물이 나와 만족스럽습니다. 새로운 작업 환경과 방식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작업 기간 동안 마을 주민들과의 꾸준한 소통을 통해 부족한 점들을 채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Q. 2020년 ‘광주문화예술상 오지호 미술상’ 본상에 수상하셨어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지금까지 작가로서 꾸준히 활동해오신 작가님의 노고에 대한 감사인 듯 싶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A. 감사합니다. 평소에 존경하던 오지호 님의 작가정신을 기리는 상을 받게 되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전업 작가로서 꾸준한 활동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습니다. 늘 현재를 고민해야 하고 방향을 재설정하며, 지속적으로 작품에 동력을 실어줘야 합니다. 그 지난한 고민과 노력이 이번 수상을 계기로 조금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Q. 어느덧 중년의 작가가 되셨는데요. 조각가로서 걸어오신 길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제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해 주세요.

A. 모든 장르의 예술이 그러하듯이 묵묵하게 쌓아올린 시간이 더해져야 오늘의 작업이 현실과 작가 스스로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상을 모색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지키고, 작업이 매뉴얼화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천천히 조금씩 현실과의 균형을 잃지 않으며 소통하는 방식을 익혀나가는 것도 작품 활동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Q. 갤러리 ‘지금’에서 열리는 개인전 ‘COLORS’ 5/20~7/20 에 대한 소개해 주세요.

A. 뉴트로, 키덜트를 주제로 제작한 기존의 작업과 ‘색의 변주’에 집중한 신작들을 간추려 50여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작품들을 잇는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제 스스로에게 부여된 중간점검인 셈입니다. 저의 작업에 있어 여전히 중요한 것은 ‘색’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전시 제목 역시 ‘COLORS’로 택했습니다. 

Q.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가 2년째 유지되면서 예술계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작가님은 코로나로 인해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A. 지난 2년간 안팎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서울과 강릉에서 전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모두 취소되어 작품은 미완으로 남았고, 작업에 공백에 생기기도 했습니다. 활동의 폭이 좁아져 아쉽지만 더 나은 작업을 위해 숨 고르는 시기라 생각하고 주어진 일상을 채워나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신 현재의 변화를 통해 환경 문제에 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이를 주제로 다양한 작품들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하고싶은 작업이 있다면 살짝 들려주세요.

A. 최근에는 동양적 색과 형태에 매료되어 전래 동화나 민화, 신화 속 캐릭터와 인물들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개인전에도 ‘별주부전’과 같은 몇몇 신작들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종이와 나무를 이용하여 주로 작업하고 있지만, 좀 더 친환경적인 소재를 작품에 활용하는 문제와, 자연과의 공존이나 조화를 주제로 작품을 풀어내는 방식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작가 양재영을 세 개의 해시태그로 표현해 주세요.

#팝아티스트 #현대조각 #키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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