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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고양의 재료 탐구생활] 미술 종이, 코튼지와 펄프지의 차이가 뭘까?

그림 용지를 분류하는 방법은 굉장히 많지만 재료로 나눈다면 ‘펄프지’‘코튼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펄프지는 보급용지, 코튼지는 고급용지에 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종이를 만드는 다른 재료도 많긴 하지만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는 이 두 가지 중 하나로 만든다 생각하시면 돼요. 이 두 가지 종이 재료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간단히 설명해보겠습니다.

펄프 미술용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종이는 보통 펄프지입니다. 공책도 복사지, 잡지도 휴지랑 키친타올도 전부 펄프지죠. 미술용지에서도 보급형 미술용지는 전부 펄프로 만들어집니다.

 일반적인 종이는 나무에서 섬유를 추출해 펄프를 만들고 그 펄프를 사용해 종이를 만듭니다. 종이를 펄프로 만든다는 건 같지만 세부 공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형태와 특징이 달라져 우리가 아는 다양한 종이가 만들어집니다. 

 

 펄프지는 보급형 미술용지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쉽게 구입하고 부담적게 사용할 수 있고 구하기도 쉽죠. 화방에서도 문구점에서도 살 수 있어요. 우리가 자주 쓰는 켄트지나 도화지도 펄프로 만들어요. 뭔가 대단한 작품을 남겨야 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펄프지를 주로 사용하게 되실 겁니다.

대부분의 종이는 펄프로 만들지만 어떤 제작과정이냐에 형태와 특성이 달라집니다.

펄프로 만들었어도 일반 종이와 미술용지가 다른 점

 일반용지도 보급형 미술용지도 펄프로 만드는데요. 미술용지가 일반종이랑 다른 점은 대부분 중성지란 것과 순수한 셀룰로스 섬유를 사용한 종이가 많다는 것. 사이징 처리가 다르다는 것과 형광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 등 입니다.

 미술용지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그림을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튼튼하면서도 변색과 변질에 강하고 그림을 잘 보관해야 하죠. 

 오래된 종이를 보면 누렇게 변해요. 요즘은 아니지만 옛날 저렴한 종이는 오래되면 부스러지기까지 했습니다. 종이가 변질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산성화입니다. 산성화되면서 변색과 내구성 저하가 일어나죠.

 종이 산성화 이유 중 하나가 표백입니다. 일반적으로 종이는 염소 표백을 많이 하는데 저렴하고 효과가 좋거든요. 하지만 염소 표백 자체가 종이를 산성화하기에 변질에 취약해져요. 그래서 비염소 표백 방법으로 만든 종이는 수명이 길어집니다. 이런 종이를 중성지라 부르고 표지에 Acid free라고 기입돼 있습니다. 때로는 약알칼리성 물질을 충진하기도 합니다. 비싼 종이는 돌가루를 넣는다는 이야기를 들으신 분도 있으실텐데 바로 알칼리성 물질을 넣어 산성 물질을 중화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걸로 끝은 아닙니다. 펄프를 만들 때 정제를 하는데 나무의 리그닌 성분이 많이 남아 있을 수록 쉽게 산성화됩니다. 그래서 고급 펄프지는 셀룰로스 섬유만 추출해 만들어져요. 그렇게 만들어진 종이는 백 년 이상 품질을 유지합니다. 같은 펄프지라도 100% 셀룰로스냐 아니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펄프로 만들었어도 고급 용지가 비싼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100% 셀룰로스 펄프지가 변질에 강하더라도 오래지나면 셀룰로스도 산소와 결합해 산성화되기에 조금씩 변질되기는 합니다. 

 

 그 다음은 형광증백제입니다. 형광증백제는 종이를 하얗게 만들기 위해서 넣습니다. 미술용지는 형광증백제를 사용하지 않아요. 그래서 미색인 경우가 많습니다. 표백을 강하게 하지도 않고 형광증백제를 넣지도 않아서죠. 형광증백제는 종이를 약화시키기도 하지만 자외선을 흡수해 가시광선을 방출하는 과정에서 염료와 안료 퇴색을 빠르게 하기도 해서 더더욱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래 영상은 일반적인 종이 제작 과정입니다. 회사 홍보 영상이라 중간 중간 PR이 들어가지만, 종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코튼 미술용지

 코튼지는 면으로 만든 종이입니다. 면 섬유도 100% 셀룰로스라고 분류할 수 있긴 하지만 나무에서 추출한 셀룰로스와는 구조가 약간 다릅니다. 약간의 특성 차이로 인해 변질에 더욱 강해져 고급 종이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순면으로 만든 종이는 거의 변질되지 않고 아주 튼튼합니다. 최고급 종이들은 거의 순면으로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순면 종이로 지폐가 있습니다. 그렇게 얇은데도 오래 사용할 수 있죠. 재료 가격이 있어 코튼지는 보통 비싸며 가격을 낮추기 위해 펄프와 혼합하기도 합니다. 

 순면으로 만들어진 고급 미술용지는 튼튼해서 각종 기법을 사용해도 되고 몇 번 씩 덧칠해도 잘 견딥니다. 수채화지만 하더라도 물먹음부터 다르죠. 많은 분들에게서 수채화책에 나오는 기법들을 재현할 수 없는데 어떻게 하냐는 질문이 들어오는데 그에 대한 답은 “100% 코튼 수채화지를 써보세요”입니다. 튼튼하고 특성이 달라 다양한 기법을 사용할 수 있죠.

 

 아래 영상은 일반적인 코튼지 제작 방식인 몰드 메이드 페이퍼 제작 과정입니다.

 종이에 사용하는 면은 보통 세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목화에서 바로 추출한 면실 섬유가 길고 손상이 적어 품질이 제일 좋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만든 종이는  드물어요. 대부분의 코튼지는 면실를 뽑고 남은 면섬유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사용한 면 천에서 추출한 재생면으로 종이를 만들기도 합니다. 코튼지 중에서 품질이 제일 낮죠.

 재료적 측면에서 순면으로 만들어진 미술용지가 펄프로 만든 미술용지보다 더 고급입니다. 하지만 어떤 공정으로 만들어졌냐에 따라 종이 특성과 품질이 달라지기에 최고급 펄프 미술용지가 최하급 코튼 미술용지보다 더 좋기도 합니다.

100% 코튼 미술용지에 수채화지가 많지만 수채화지만 있는 건 아니에요.

코튼지라고 전부 수채화지는 아니에요

 우리가 많이 접하는 코튼용지는 수채화지인 경우가 많아 코튼지는 전부 수채화용지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앞서 펄프로 만든 종이도 제조 공정과 처리 방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만들어지듯 코튼지도 마찬가지입니다. 

 100% 코튼 미술용지에서도 크로키지나 드로잉지(정말로 있습니다), 유화용지, 믹스미디어 용지가 있죠. 일반용 순면 종이로 인쇄용이나 벽지용도 있구요. 믹스미디어 용지를 제외하고 수채전용지가 아닌 순면 종이에 수채화를 그리면 펄프 수채화지보다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수채화를 위한 가공이 안 돼있어서에요.

 펄프로 만들어진 보급형 수채화지와 코튼으로 만들어진 고급형 수채화지에 수채화를 그려보면 너무나 다릅니다. 코튼으로 만들어진 수채화지는 발색도 좋고 물먹음도 좋거든요. 펄프 수채화지에 그리면 물감에 표면에 달라붙은 느낌이고 코튼 수채화지는 물감이 종이와 하나가 된 느낌이라서요. 

 그러나 제작 공정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펄프지도 코튼지와 같은 방식으로 제작하고 사이징 처리를 하면 엠보싱이나 그리는 느낌이 코튼지에 굉장히 가깝게 됩니다. 반대도 가능하죠. 잠깐 나왔다 사라진 코튼 50% 수채화지가 있었는데 느낌이 켄트지와 같아서 금방 사라졌습니다. 재료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 공정의 문제였을 겁니다. 

 그러나 재료 단가 때문에 펄프는 보급용 미술용지에 코튼은 고급형 미술용지에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Credit 사탕고양 https://blog.naver.com/soulcreator
            그림을 그리고 재료를 연구합니다. 

Web Editor PICTOR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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